팀을 승리로 이끈 김현수의 타격

자칫 벼랑 끝으로 몰릴 뻔한 한국 야구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하였다.

 

9회 말에 돌입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3:1의 점수차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었지만, 선수들의 타격이 한순간 대폭발하며 극적인 드라마를 써냈다.

 

그렇다면 이번 도미니카 전엔 드라마가 쓰이기까지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여러 번의 찬스, 맥없이 무너진 타선

 

중요 상황서 힘을 쓰지 못한 대표팀 타자들

사실 9회가 되기 전에도 한국 대표팀은 충분히 따라잡을 찬스를 여럿 잡았었다. 그중 특히 1회 말이 되게 주요했고 그만큼 뒤따르는 아쉬움도 컸다.

 

1점을 먼저 내주고 돌입한 한국의 1회 말 공격, 선두 타자 박해민과 강백호가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둘은 순식간에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거기에 3번 이정후까지 볼을 잘 골라내어 볼넷으로 출루하며 초반부터 한국은 단숨에 무사 만루라는 최고의 찬스를 맞이했다.

 

2사 만루의 찬스에서 맥없이 삼진으로 물러난 오재일

하지만 대표팀이 무사 만루에서 얻어낸 점수는 고작 1점에 그쳤다. 그리고 그 1점조차도 시원한 적시타가 아닌 희생 플라이로 쥐어짜낸 점수였다.

 

큰 찬스를 잡았을 때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지 못하면 오히려 더욱 처지는 것처럼, 1회 말 공격은 분명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아쉬움이 더 큰 이닝이었다.

 

투수들의 역투, 타자들의 침묵

 

앞으로의 전망을 밝힌 이의리

침체된 공격 속에서 투수들은 묵묵히 제 몫을 다해냈다. 특히 이 날 선발이었던 막내 이의리는 홈런포 하나를 허용했지만 5이닝 동안 무려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씩씩한 피칭을 선보였다.

 

이의리 국대 데뷔전

5이닝 4피안타 9K 3실점 (vs 도미니카)

 

다시 한번 무실점 역투를 한 조상우

그리고 이의리의 뒤를 이어 올라온 투수들 역시 연달아 무실점 릴레이를 펼치며 경기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크게 일조하였다.

 

하지만 타자들은 이러한 투수들의 호투에 응답해주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 분명 기회는 있었지만 후속타가 끝내 나오지 않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고구마를 삼키게 했다.

 

특히 6번 1루수로 출장했던 오재일이 타석에서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그의 타석에서 아쉬운 장면들이 여러 번 연출되었다.

 

 

분위기 반전의 시작, 무사 3루 무실점

 

본인이 자처한 위기를 스스로 막아낸 오승환

8회까지 1점 만을 얻는 데 그치며 대표팀 분위기는 점차 침체되어 갔다. 그리고 이는 9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올라온 오승환이 송구 실책을 범하며 극대화되는 듯했다.

 

9회의 추가 실점은 추격하는 팀의 입장에선 무엇보다도 뼈아픈 실점이기에 9회의 실책 플레이 하나가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오승환이 오승환을 해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가 되는 법이라던가. 비록 오승환은 견제 미스를 저지르며 1루 주자를 단숨에 3루까지 보냈지만 후속 타자들을 모두 깔끔하게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 점만 더 줘도 게임이 넘어간다는 긴장감이 맴돌았기에 오승환의 무실점 피칭은 대표팀 분위기에 다시 한번 힘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9회 말 2아웃 끝내기

 

대타로 나와 본인의 할 일을 다한 최주환

드라마가 쓰이긴 위해선 항상 처음이 중요한 법인데, 9회 선두 타자 겸 대타로 나온 최주환이 내야 안타로 베이스에 출루하며 드라마의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대주자 김혜성의 과감한 도루 성공과 박해민의 추격의 적시타가 맞물리며 대표팀 벤치는 금세 경기 흐름의 주도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동점 적시타를 때린 뒤 포효하는 이정후

그 후 강백호가 범타로 물러났지만, 후속 타자 이정후가 극적인 동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멀게만 느껴졌던 승부의 균형을 다시 한번 맞추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진 공격, 득점을 하지 못하더라도 승부치기가 남아있었지만 캡틴 김현수가 연장 거부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드라마틱한 역전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타격 기계라는 별명에 걸맞는 타격을 선보인 김현수

이번 도미니카 전에서 김현수는 5타수 4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캡틴다운 활약을 펼쳤고 이 날 경기의 데일리 타자 MVP라 할 수 있는 활약상이었다.

 

캡틴의 활약에 힘입어 또 한 편의 드라마를 써낸 한국 야구, 하지만 이는 마냥 좋아만 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극적인 승리의 이면

드라마틱한 승리와 함께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대표팀이지만, 사실 이 경기는 져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어느 한 순간의 대폭발에 기대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공겨을 조금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

경기 초중반 타격에서 너무나 무기력한 부분이 많았고, 상대가 조금만 점수를 더 냈었더라도 초반에 상대에게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그랬기에 선수들은 오늘의 승리에 안주하기보다는 부족했던 부분을 복기하며 그것을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상승세는 야구에 큰 영향을 끼치지만, 자신보다 강팀에겐 그것이 통할 리 전무하기 때문이다. 

 

짜릿한 승리와 함께 다사다난한 하루를 보낸 대표팀, 이 기세를 이어 메달까지 목에 걸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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