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왕은 야구 선수들에게는 매우 의미가 깊은 상이다. 프로 무대에서 풀타임으로 뛰기 시작한 지 첫 해에만 이 상의 수상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고 그다음부터는 아무리 잘해도 받을 수 없는 신인들을 위한 상이다. 신인들한텐 MVP격인 상인 것이다.
2017년 수상자: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144경기 출장 (전 경기 출장), 552타수 179안타 타율 0.324 2홈런 12도루 47타점 111득점 OPS 0.812
2018년 수상자: KT 위즈 강백호
138경기 출장, 527타수 153안타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108득점 3도루 OPS 0.880
이정후와 강백호는 둘 모두 큰 관심을 받으며 프로야구 생활을 시작했다.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현 LG 코치의 아들로 입단 직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키움의 주전 선수로 도약했고, 2017년 9월 5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는 7회에 심재민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뺏어내며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23년 만에 갈아치우는 것에 성공한다.
(종전 기록: 서용빈 (LG) 157안타)

그보다 한 해 늦게 입단한 강백호는 고교 시절부터 이미 수준급의 타격을 선보이는 것으로 스카우터들의 이목을 끌었고, 고척돔 개장 이후 1호 홈런을 달성하는 고교 선수가 되었다. 프로 입단 후에는 2018시즌 프로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데뷔 첫 번째 홈런을 첫 타석에서 어느 선수보다 빨리 기록한다. (vs 헥터 노에시) 9월 15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시즌 22호 홈런을 쳐내며 1994년 LG 트윈스 김재현이 작성한 고졸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24년 만에 경신했다.
이러한 둘의 엄청난 존재감은 비록 만장일치 신인왕을 수상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신인왕 레이스에서 거의 독주를 펼치다시피 하며 만장일치 수상을 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에는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이정후와 강백호와 같이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는 신인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시즌이 중반까지 접어들었을 때는 정우영과 원태인이 주로 경쟁을 펼쳤다. 정우영은 스프링 캠프때부터 유연한 투구폼으로 주목을 받았었고 원태인은 6살 때 출연한 TV 프로그램에서 61km의 공을 던지며 '야구 신동'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적이 있어 입단 전부터 많은 삼성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더불어 정우영은 입단 직후 바로 LG의 풀타임 불펜으로 고졸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특급 활약하며 많은 지지를 받았고, 원태인 또한 선발 투수로서 많은 이닝은 소화하지 못했지만, 2점대의 훌륭한 평균자책점과 신인답지 않은 경기 운용 능력으로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았었다. 누가 신인왕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열띤 토론도 자주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며 원태인은 평균자책점이 수직 상승했고, 설상가상으로 어깨 부상까지 당하며 신인왕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하차했다. 정우영 또한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준수하지만 신인왕을 타기엔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다. 그리고 둘만의 리그 같았던 신인왕 레이스가 점차 느려지자 뒤늦게 점점 주목을 받으며 참가하는 선수들이 나타났는데, 기아의 이창진과 전상현, 그리고 NC의 김태진이 바로 그들이다.
2019시즌 신인 성적:
불펜 정우영 (만 20세, LG 트윈스)
55경기 출장, 4승 6패 15홀드 1세이브 64.1이닝 38삼진 평균자책점 3.78 FIP 3.70 whip 1.20 war 0.63
불펜 전상현 (만 23세, 기아 타이거즈)
57경기 출장, 1승 4패 15홀드 60.2이닝 62삼진 평균자책점 3.12 FIP 3.04 whip 1.09 war 1.85
좌익수 김태진 (만 24세, NC 다이노스)
122경기 출장, 370타수 102안타 타율 0.276 5홈런 46타점 43득점 12도루 OPS 0.686 wRC+ 83.7 war 0.54
중견수 이창진 (만 28세, 기아 타이거즈)
133경기 출장, 400타수 108안타 타율 0.270 6홈런 48타점 57득점 8도루 OPS 0.745 wRC+ 108.7 war 2.50
선발 투수 원태인 (만 19세, 삼성 라이온즈)
26경기 출장, 4승 8패 2홀드 112이닝 68삼진 평균자책점 4.82 FIP 4.76 whip 1.41 war 0.88

이들의 성적을 볼 경우, 신인왕 후보로 왜 언급이 하나도 없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정우영에 밀리지 않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기아의 이창진은 신인왕 후보 중 유일하게 2점 대의 war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기아 타이거즈 팀 내에서의 기여도를 확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누가 신인왕을 수상할까
시즌이 거의 끝나고 있는 지금까지도 아직은 향방을 알 수 없다. 신인왕 후보 중 정우영은 유일하게 순수 고졸 신인이기 때문에 신인왕 투표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그의 소속팀인 LG 트윈스가 4위를 기록하며 가을 야구 진출을 확정 지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가산점이 따로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산점이 있다면 NC의 김태진에게도 물론 부여될 것이다.)
불펜 투수의 평균 자책점이나 war은 몇 경기만으로도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감안될 것으로 보이는데, 하지만 이 경우에는 전상현의 성적이 더욱 뛰어난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불펜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활약으로 war 1을 넘었으며 2에 육박하는 훌륭한 성적이기 때문이다. 정우영보다 3배 가까이 높은 war과 0.8 가량 낮은 평균 자책점은 분명 그에게 많은 표를 받게 해 줄 것이다.
타자들의 경우, 김태진 또한 신인으로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데, 기아의 이창진과 비교를 해보았을 때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듯하다. 이창진은 신인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지만 전상현과 더불어 아쉬운 걸림돌이 몇 가지 있다. 바로 그들의 나이와 소속팀 기아 타이거즈가 가을야구를 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투표에 큰 영향을 끼치면 안 되는 부분으로 보이지만, 아무래도 야구는 기록을 토대로 평가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은 준수한 신인들의 대거 등장으로 도통 올해의 신인왕을 예측할 수 없는 지금, 2019시즌의 스포트 라이트를 가져가는 신인은 누가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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