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1월 28일, KBO 측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공식적으로 김광현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그 이후부터 김광현은 메이저 리그 구단들과 협상을 하게 되었고 여러 후보군이 있었다. (뉴욕 메츠,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그 결과 12월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계약 금액은 2년 보장 800만 달러이며 인센티브 포함 최대 1100만 달러에 육박한다. 김광현은 내년 봄부터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다른 세인트루이스 투수들과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할 전망이다.
KBO내에서의 김광현의 발자취
김광현은 안산 공업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 이후로부터 쭉 SK 와이번스 한 팀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고 그의 투수로서의 위상은 시간이 지나며 나날이 높아져 갔다.

김광현 통산 성적 (2007~2019):
298경기 출장, 136승 77패 1673.2이닝 1456삼진 8완투 3완봉 평균자책점 3.27 FIP 4.01 WHIP 1.33 war 46.31
커리어 하이 시즌 (2010):
31경기 출장, 17승 7패 193.2이닝 183삼진 2완투 1완봉 평균자책점 2.37 FIP 3.63 WHIP 1.22 war 7.12
김광현의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SK는 4번의 우승을 일구어 냈고 (2007년, 2008년, 2010년, 2018년), 그중 두 번은 김광현이 마무리로 나섰다. 또한 여러 국제 대회에도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며 2009년 WBC 유망주 랭킹 9위에 위치하였다. (1위는 현재 시카고 컵스 소속의 다르빗슈 유) 이러한 지표들로만 판단하면 탄탄대로를 밟아온 것처럼 보이는 김광현이지만, 그에게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 우선 2009년,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던 김광현은 갑작스레 찾아온 부상으로 인해 일찍이 시즌을 접어야 했다. 직전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그는 시즌 끝까지 투구할 수 없었다. 김광현이 이탈하자 그의 소속팀인 SK 와이번스는 한국시리즈에서 기아 타이거즈와 만나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하였다.
2009년, 이른 시즌 종료 후 2010시즌 다시 돌아온 김광현은 커리어 하이 성적을 기록하며 그의 변하지 않는 기량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많은 경기와 국제 대회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WBC)로 인한 피로 때문이었을까, 2011년, 뇌경색과 어깨 부상이 찾아오면서 2011년부터 13년까지 4점대의 저조한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며 방황하게 된다. (4.84-4.30-4.47) 3년간의 꽤나 긴 방황으로 인해 김광현이 이제 끝났다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2014년, 돌아온 김광현은 전과는 다른 투구 스타일을 선보였다. 슬라이더의 평균 구속이 감소했고, 김광현은 자신을 대표하던 높은 릴리스 포인트를 낮추고 대신 익스텐션을 늘렸다. 낮은 릴리스 포인트로 인해, 그의 직구는 예전과 같이 위력적이지 못했다. 이와 동시에 김광현은 다른 여러 구종 장착을 시도하며 보다 안정적인 투구를 펼치려했다. (커브, 포크볼 등) 2014시즌 종료 후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지만 돌아온 건 샌디에이고의 200만달러라는 비교적 초라한 포스팅 금액과 불펜 보직 제안이었다. 이는 SK에서 에이스로 군림하던 김광현에게는 매우 굴욕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그 결과 그는 진출을 포기하고 팀에 남아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되었다.

2015시즌의 김광현은 과거 기량에 필적하기에는 부족하나 좋은 투구를 여러 차례 선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14승 6패 3.72) 2010년 이후 최저 평균자책점과 최다 승이었다. 2016시즌도 비슷한 투구를 선보인 그는 (11승 8패 3.88) 시즌 종료 후 해외 구단의 관심 (특히 시카고 컵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으나, SK와 4년 85억에 재계약을 하며 팀에 잔류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팬들은 의문을 보였지만 머지않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김광현은 계약 직후 바로 수술대에 오르며 2017시즌을 통째로 쉬게 되었다. (토미존 수술, 많은 투수들이 받게 되는 수술이다.) 애초에 4년 85억 계약은 김광현의 수술과 재활을 감안한 계약이었다.
2018시즌, 성공적으로 복귀한 김광현은 힐만 감독의 철저한 이닝 관리를 받으며 투구를 했다. 토미존 수술로 인해 기량 하락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와 달리 그는 오히려 전보다 더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11승 8패 2.98 136이닝) 그의 평균 구속 역시 증가하였다. (147.3km/h) 김광현의 부활은 누구보다도 SK팬들에게 가장 기쁜 소식이었다. 어릴 때부터 팀을 이끌다가 부상에 걸려 쓰러졌지만 다시 털고 일어선 에이스의 모습이 대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성공적인 부활은 SK를 팀 통산 4번째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한국시리즈 6차전에 마무리로 나와 154km를 뿌리던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다.
완벽히 부활에 성공한 비룡의 에이스는 2019년,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에 필적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17승 6패 2.51) 비록 팀이 마지막에 미끄러지며 두산 베어스의 대역전 우승을 허용했지만, 김광현 본인에게는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시즌 종료 후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내비쳤고, SK는 여러 고심 끝에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김광현은 계약 사항에 트레이드 시 25만 달러 지급과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라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양날의 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데, 시즌이 시작한 후 김광현을 로스터에 포함시키는 것을 원치 않는 구단이 그를 시즌 내내 마이너리그에 머무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4년 볼티모어와 계약한 윤석민은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을 넣었다가 결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채 국내 리그로 복귀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어떤 팀인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에 속해있는 팀임과 동시에 '돌부처' 오승환의 친정팀으로 유명하다. 세인트루이스는 1882년 창단 이후 총 11번의 월드 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는데, 이는 뉴욕 양키스의 27회에 이은 두 번째로 많은 횟수이자 내셔널리그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이다. 가장 최근으로는 2011년 월드 시리즈 우승이 있다. (vs.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내에서 잔뼈가 굵은 역사를 지닌 팀이다. 올 시즌의 경우, 카디널스는 91승 71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5년 만의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3승 2패라는 다소 힘겨운 성적으로 꺾으며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까지 달성했지만, 워싱턴 내셔널스에게 4번을 연달아 패배하며 가을 야구를 끝마쳐야 했다. (워싱턴은 그 후 휴스턴 애스트로스마저 꺾으며 창단 첫 우승에 성공한다.)
최근 5년간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우승팀:
201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00승 62패)
2016-시카고 컵스 (월드 시리즈 우승)
2017-시카고 컵스
2018-밀워키 브루어스
2019-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91승 71패)
세인트루이스의 주축 선수들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 입단으로 인해 내년에는 보다 많은 세인트루이스 경기 중계를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받치는 주축 선수로는 누가 있을까?
1. 폴 골드슈미트

폴 골드슈미트는 2019시즌부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함께하기 시작했고, 그전까지는 쭉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몸을 담고 있었다. 애리조나 팀 내에서의 골드슈미트는 리더와 다름없는 존재이었지만, 그들의 리빌딩으로 인해 카디널스로 팀을 옮기게 되었었다. (1대 4 트레이드: 폴 골드슈미트(INF) <-> 루크 위버(RHP), 카슨 켈리(C), 앤디 영(INF), 2019년 드래프트 지명권) 2010년대에 최고의 1루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힐 만큼 골드슈미트의 활약은 대단했다.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2012시즌부터 2019시즌까지, 그는 총 235개의 홈런과 함께 6번의 올스타전 출장, 2번의 MVP 투표 2위, 3번의 골드글러브 수상, 4번의 실버슬러거상을 수상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최고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겸비한 완벽한 1루수였다. 2019시즌에도 34홈런을 때려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의 OPS가 8할대로 추락하며 에이징 커브를 실감하게 하였다. (2019시즌 31세)
2. 야디어르 몰리나

야디어르 몰리나, 그는 2010년대의 최고의 포수라 해도 손색이 없는 선수이다. 선수 커리어 내내 세인트루이스에서만 '원클럽맨'으로 뛰었으며, 2010년대에만 8번의 올스타전 출장, 1번의 실버슬러거 상 수상, 7번의 골드 글러브 수상을 일구어냈다. 그는 오승환이 팀에 있을 때에도 자주 호흡을 맞추고 경기 후 오승환과 세리머니까지 하며 국내 팬들에게 '오승환 도우미'라는 친근한 인상을 남겼다. 몰리나는 리그에서 최정상급의 타격을 지닌 선수가 아니지만, 포수, 야전사령관이라 칭하기에 가장 적합한 선수이며 압도적인 골드 글러브 수상 횟수가 이를 증명한다. 이제 곧 17번째 메이저리그 시즌을 맞이하는 몰리나는 이번 2020시즌 이후로 은퇴할 거라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2020시즌 이후로 팀과의 계약이 끝나고 원클럽맨으로 남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몰리나가 김광현의 도우미 또한 되어줄 수 있을 지도 많은 관심사이다.
3. 잭 플래허티

타자쪽에 커리어가 굵은 선수들이 있다면, 투수 쪽은 그 반대이다. 2020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1선발이라는 중책을 짊어지게 될 잭 플래허티는 아직 만 23세의 나이로 매우 젊다. (잭 플래허티-다코다 허드슨-마일스 마이콜라스-애덤 웨인라이트로 이어지는 4인의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 그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2017년이었고 2018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선발진에 합류해 활약했다. (2018년 8승 9패 3.34 2019년 11승 8패 2.75) 특히 2019년 후반기에는 막판 미친 스퍼트를 보여주며 시즌 종료 후 사이영상 투표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2019시즌 전반기 4승 6패 4.64 후반기 7승 2패 0.91) 잭 플래허티의 활약 여부에 따라 세인트루이스의 성적이 바뀔 수도 있다. 그만큼 팀에 영향력있는 선수로 데뷔 3년 차만에 발돋움했다. 잭 플래허티의 주무기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이며 이 두 개로만 전체 구종 구사율에 70.8%를 기록했다. (패스트볼 40.7% 슬라이더 30.1%)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에서의 첫 행보는
그는 팀에 합류한 후 우선 다른 선수들과 5선발 자리를 두고 선발 경쟁을 하게 될 전망이다. 플래허티-허드슨-마이콜라스-웨인라이트의 4인 로테이션은 거의 확정적이기 때문에 선발 보직을 맡기 위해선 5선발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하지만 경쟁자가 꽤 많다. 유망주 다니엘 폰세델레온, 마무리 보직을 맡았던 세인트루이스 왕년의 에이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즈, 부상으로부터 복귀할 한 때 팀 내 최고 유망주, 알렉스 레예스 등이 있다. 하지만 김광현에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팀의 선발진이 모두 우완이라는 점과 그의 계약이 작은 계약이 아니라는 점은 좌완 선발 김광현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애초에 김광현이 2년 8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좌완 선발이라는 사실과 빠른 공을 던진다는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 가능성은

세인트루이스와 토론토는 각각 다른 리그에 위치해 있기에 웬만하면 만나기 힘들다. 김광현과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인터 리그 도중 총 4번이나 만나게 되었기 때문에 김광현의 선발진 생존 여부와 대진운이 잘 맞아떨어진다면 그 둘의 선발 맞대결을 보는 것이 불가능은 아닐지 모른다. 그 둘은 국내 리그에서도 단 한 번도 선발 맞대결을 펼치지 못했었는데, 한 번 편성된 매치업도 비로 인해 물 건너갔었다. KBO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할 수 있을까, 이는 국내 팬들에게는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일 것이다. SK의 에이스이자 심장, 김광현의 2020시즌 활약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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