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야구장

중국 우한에서 비롯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한국 프로 야구의 개막은 5월 5일까지 미뤄졌다. 개막 전까지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 팀들은 연습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특히 팀 별로 기대되거나 눈길이 가는 선수들이 있다. 새롭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신인 선수들뿐만이 아니라 부상으로부터 복귀해 정상 궤도에 오르려 시동을 거는 선수들과 직전 시즌의 기록보다 더 좋은 시즌을 기록해 fa 대박을 치려는 선수들도 눈에 띄고 있다.

 

두산 베어스 - 최주환

2018시즌, 최주환은 개인 통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8시즌에 138경기에 출장한 최주환은 타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잠실을 홈으로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2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의 이러한 활약은 팀의 정규 시즌 우승에 막대한 공헌을 하였고 2019시즌에 들어가기 앞서 그에 대한 팬들과 코칭 스태프의 기대치를 매우 상승시켜 놓았다. 연봉 또한 전년도에 비해 92.5%가 오르며 팀 내 타자들 중 최고 인상률을 기록하게 된다. (2억원 -> 3억 8500만원) 그러나 그는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부상과 씨름을 하게 되며 87경기 출장에 그쳤고, 결과적으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게 된다.

 

최주환 (2018): 138경기 출장, 519타수 173안타 0.333 26홈런 108타점 87득점 0.397 0.582 0.979 war 4.66

 

최주환 (2019): 87경기 출장, 285타수 79안타 0.277 4홈런 47타점 27득점 0.332 0.365 0.697 war 0.75

 

2019시즌에 기록한 0.697의 OPS는 9경기 출장에 그쳤던 2009년 이래로 최악이었다. (2009년: 0.091) 홈런 또한 부상과 공인구 교체의 여파로 인해 직전 시즌의 반도 미치지 못하는 4홈런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많은 선수들이 커리어 하이 시즌을 기록하더라도 다음 시즌부터 그 성적을 유지하지 못한 채 하락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최주환이 과연 2018시즌 만큼의 기량을 회복할 수 있는가라는 의구심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는 이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고, 2020시즌 이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게 된다. (fa를 앞두고 부진한 선수보다는 개인 기량 이상의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수적으로 훨씬 많았다.) 게다가 건강할 때에는 항상 팀 내에서 본인의 역할을 해주었던 선수이기 때문에 그가 2020시즌에는 2018시즌에 근접한 활약을 펼칠 수 있으리라고 많은 팬들의 믿음을 받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 김하성

김하성 (2019): 139경기 출장, 540타수 166안타 0.307 19홈런 104타점 112득점 33도루 0.389 0.491 0.880 war 7.17

 

김하성은 2019시즌 최고의 타자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가 기록한 104타점은 전 팀 동료, 재리 샌즈 (113타점)에 이은 리그 2위 기록이며 112득점은 리그 최고 기록이었다. 주루 부문에서도 33개의 베이스를 훔쳐내며 기아의 박찬호 (39도루)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랐다. 그가 순수 타격 지표로 기록한 7.17의 war은 야수 부문 1위였다. 종합 war로 확대해서 보더라도 그가 기록한 war 6.45은 양현종, 린드블럼, 양의지의 뒤를 이어 리그 전체 4위에 오르는 실로 대단한 기록이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성과에 키움 히어로즈는 7년 차 최고 연봉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인상률 71.9% 3억 2000만원 -> 5억 5000만원)

 

하지만 이러한 활약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바로 그는 최고의 타자이기는 했으나, 최고의 야수는 아니었다. 공격과 주루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주었지만, 수비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2019시즌을 풀타임 유격수로 출장하며 20개의 실책을 기록했는데, 이는 26실책을 범한 SK 와이번스의 유격수 김성현의 뒤를 잇는 최다 실책이었다. 또한 그는 순수 타격만으로 7 이상의 war를 기록했지만, 아쉬운 수비로 인해 타격으로 쌓아 올린 war의 하락을 야기했다.

 

김하성은 현재 이번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도 메이저리그가 중단돼 KBO 리그로 눈을 돌린 미국 언론에서도 김하성은 꽤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팀들과 스카우터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타격과 주루 뿐만이 아니라 수비까지도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과연 그가 그의 수비 능력을 직전 시즌 대비 향상시킬 수 있는가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김하성은 2020시즌을 발판 삼아 KBO 최고의 야수로 발돋움하여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까. 그의 이번 시즌 활약에 눈길이 모이는 이유이다.

 

SK 와이번스 - 김창평

작년 시즌 팀별 2루수 통합 war (수비 부문 제외)에서 SK 와이번스는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64, 9위 LG 트윈스 0.07) 2018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한 SK 와이번스에게는 많은 내야 자원이 있었기에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큰 고민거리가 아닌 듯 보였다. 그러나 주전 2루수로 점찍었던 강승호가 갑작스럽게 음주 운전 파문을 일으킨 데에 이어 강승호와 같이 경쟁할 것이라 여겨졌던 최항마저도 타격 부진에 빠지며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며 그들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았지만,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도 뚜렷한 활약을 펼치는 '신데렐라'는 없었다. (최항, 김창평, 최경모, 최준우, 나주환, 정현) 그리고 이러한 빈약함은 약점이 되어 두산 베어스에 정규 시즌 우승을 내주는 데에 이어 포스트 시즌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에 3연패를 하는 참극을 낳았다.

 

김창평 (2019): 18경기 출장, 45타수 8안타 0.178 3타점 4득점 0.260 0.222 0.482 war -0.23

 

오프 시즌이 시작되고 2019시즌 같은 비극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한 SK의 최대 과제는 당연 센터 라인 강화를 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그때 마침 내야 자원들이 fa 자격을 얻으며 그들과의 접촉이 루머로 많이 제기되었으나, 결국 한 명도 SK로 오지 않았다. (안치홍, 김선빈, 오지환) SK의 스태프들은 외부 영입보다는 육성으로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는 예전과 다름없는 한결같은 인터뷰를 해 많은 SK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하지만 이번 스프링캠프 도중 염경엽 감독은 2루수와 유격수로 김창평과 정현을 주전으로 우선적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혀 여러 선수들을 시험하다가 허무하게 시즌을 날리던 전과는 다른 결과를 기대케 하기 시작했다. 또한 김창평은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가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한 팀 내의 초특급 유망주였기 때문에 예전과는 달리 성공 가능성이 꽤나 크게 점쳐지고 있다. 4월 24일 LG와의 연습 경기에서는 고우석의 152km 직구를 받아쳐 잠실 우측 담장을 넘기며 일발 장타 또한 날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창평이 과연 정근우의 이적 이후로 계속 비어있던 2루수의 자리를 팀 내 최고 유망주를 향한 팬들의 기대치에 보답하며 본인의 자리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주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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