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승 1무 92패 승률 0.357, 직전 연도 2위를 했던 팀이 기록한 성적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수가 있냐며 되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만큼 올해 SK의 추락은 심각함을 넘어 드라마틱했다. 툭하면 연패에 빠지기 일쑤였고, 어쩌다 상승세를 타더라도 곧바로 연패에 빠지며 상승세를 무색하게 했다. 8연패와 10연패에 빠진 데에 이어 창단 후 20년 만에 구단 최다인 11연패에 빠지기까지 했다. 도합 29연패라는 어마 무시한 연패 기록을 작성한 올해의 SK였다.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난히 5강 싸움을 진행할 수 있는 전력으로 보였기에 이러한 SK의 추락은 전문가와 팬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몰고 왔다. 그리고 그런 올해의 굴욕을 갚으려는 듯 SK의 수뇌부는 오프 시즌에 들어서자마자 단장, 사장, 감독, 코치진, 그리고 외국인 선수들까지 빠르게 교체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SK는 요 몇 년 동안 외부 FA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고 내부 육성 방침을 최우선적으로 내세웠었다. 가끔씩 A선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카더라 소식도 있었지만 결국 철수하기 일쑤였다. 이런 일들이 반복될수록 팬들에게는 아쉬움만 강하게 남았었다. 하지만 팀의 내부 육성 실패로 인한 추락과 함께 여러 인물들을 대거 교체하며 그들이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방침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올해의 치욕적인 성적은 SK에 새롭고도 강한 바람을 불러왔다.

10월 14일 민경삼 사장 선임
SK 와이번스는 올해까지 총 5년간 팀을 이끌었던 류준열 사장을 대신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총 7년간 SK에서 단장직을 역임했던 민경삼 전 단장을 새로운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결정에 민경삼 사장은 야구인 출신 최초로 프로 야구단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 되었다. 수뇌부에선 민경삼 대표 이사는 오랫동안 SK에 몸담으며 SK 전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기에 사장 자리에 적합한 인물로 보았다. SK 팬들 사이에서는 환영을 하는가 하면 반대하는 입장들이 표출되는 등 다양한 의견이 교환되고 있지만 경기 외적 부분인 팀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곤 했던 류준열 전 사장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10월 30일 염경엽 감독 자진 사임
민경삼 사장의 선임과 함께 염경엽 감독의 거취에 주목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팀을 이끌어왔던 염경엽 감독은 손차훈 단장과 면담을 마친 끝에 자진 사퇴를 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는 팀 통산 단일 시즌 최다승인 88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동시에 80승에 선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하지 못한 최초의 사례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엔 앞서 말했든 긴 연패를 여러 차례 반복하며 팀 연패 역사를 새로 썼다. 여러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이 세워졌고 염경엽 감독도 이를 통감하고 있었기에 부진에 책임을 느끼고 임기가 끝나기 전 물러나는 결정을 내렸다. 2019년에 선보였던 안정적인 초반 선두 질주를 생각한다면 참으로 아쉬울 수밖에 없는 마무리였다.
10월 31일 박경완 감독 대행 자진 사임
염경엽 감독이 팀을 떠난 데에 이어 박경완 감독 대행 또한 다음 날 팀을 떠나는 결정을 내린 것이 알려졌다. 그는 감독 대행이기 전에 본래의 보직은 수석 코치였기 때문에 팀을 떠나게 된 이유에 염경엽 감독을 잘 보좌하지 못 한 본인의 능력 부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박경완 감독 대행은 염경엽 감독이 건강 상의 이유로 팀에서 이탈한 이후 팀을 선두에서 이끌었고 기록한 성적은 39승 1무 57패였다. 박경완 감독 대행은 2002시즌 종료 이후 3년 19억 원이라는 FA 계약을 맺으며 SK에 몸을 담기 시작했고 이후 18년 동안 팀과 동행을 계속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팀을 떠나게 되며 길었던 동행에 잠시 쉼표를 그리게 되었다.

10월 31일 외국인 선수 3명 계약
여러 인사들이 교체되는 속도만큼 외국인 선수 영입과 재계약 또한 일사천리였다. 오랫 동안 눈여겨본 선수들과의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선수 영입을 빠른 속도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타자 용병으론 제이미 로맥과 재계약을 하게 됐는데, 로맥은 비록 올 시즌 초반에는 나이로 인한 노쇠화로 조금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73경기 동안 13홈런) 후반기에 들어 3할의 타율과 함께 19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재계약을 할 수 있었다. (최종 0.283 32홈런 90타점) 큰 키와 강력한 직구를 던지는 폰트는 내년 선발진의 1선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르위키 또한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폰트를 받치는 강력한 2선발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 폰트는 사실 일본 복수 구단에서도 영입 관심을 보였었지만 몇 년 전부터 지켜봐 온 SK 스카우터 진의 정성에 마음을 열어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윌머 폰트 통산 MLB 성적
96경기 등판 (22경기 선발 등판), 7승 11패 평균자책점 5.82 151.2이닝 150삼진 whip 1.48
아티 르위키 통산 MLB 성적
19경기 등판 (4경기 선발 등판), 0승 3패 평균자책점 5.16 52.1이닝 41삼진 whip 1.78
11월 6일 선수 대거 11명 방출
팀이 부진했던만큼 떠나는 선수들 또한 많았다. 은퇴하는 윤희상과 베테랑 투수 박희수를 포함한 11명의 선수들이 대거 방출된 것이었다. 특히 방출된 선수들 중에서도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해줬음에도 결국 우승 반지 하나 얻지 못하고 팀을 떠나게 된 박희수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또한 코치진에서도 타격코치를 맡던 박재상 코치와 주루 코치였던 정수성 코치, 등 다른 여러 분야의 코치들에게도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전달했다. 선수와 코치만으로 20명 이상이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남은 빈자리들을 조웅천, 이대진 등 다른 걸출한 코치들과 신인 선수들이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11월 6일 김원형 전 두산 투수 코치 감독 선임
김재현 해설위원이 선임된다는 카더라 소식과 선동열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이 SK 감독 면접을 봐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할 것이 유력하다는 정보가 떠돌던 사이, 준플레이오프가 두산의 승리로 끝나자 김원형 전 두산 투수 코치가 새로운 SK 와이번스 감독으로 선임되었다. 김원형 신임 감독은 SK와는 예부터 연이 깊었다. 2000년 SK가 창단할 때부터 SK 선수로써 활동을 했고 이후 2010년까지 SK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갔다. 또한 2012년부터는 SK 루키팀 투수코치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투수 코치로써 SK와의 동행을 이어갔다. 그 후 롯데와 두산으로 팀을 옮겨 코치직을 수행하다 4년 만에 복귀하게 된 것이었다.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김원형 감독은 끈질긴 야구를 해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고 또한 구단에 외부 FA 영입을 바란다는 의사 표명도 밝혔다. 이러한 행보에 과연 새롭게 부임한 김원형 감독이 팀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지 기대와 관심이 모인다.
11월 9일 류선규 신임 단장 선임
사장과 감독을 바꾼 SK의 마지막 교체는 단장직이었다. 2019년부터 단장으로 활동해온 손차훈 단장이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히자 SK는 새로운 후보들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끝끝내 내부승진으로 새로운 인물이 단장직을 꿰차게 되었다. 류선규 신임 단장은 사실 2019년부터 유력한 단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비록 비 선수 출신이지만 프런트에서 홍보 팀장, 데이터 분석 그룹장, 운영 팀장 등 여러 보직을 수행하며 쌓은 경험이 있었다. 수뇌부는 류선규 신임 단장이 잘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를 단장직에 앉힌 것이지만) 민경삼 대표 이사와 전부터 여러 번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었고 김원형 신임 감독과도 연이 있기 때문에 현장과 프런트의 소통이 잘 이루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를 시작할 때의 SK와 지금의 SK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SK의 행보에 내년에 다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거라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과연 이러한 변화는 조금 더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남은 오프 시즌 행보와 내년 시즌 활약이 기대되면서 궁금해지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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