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에 이어 역대 3번째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

올 시즌을 끝으로 두산 베어스의 많은 주전 선수들은 fa 자격을 얻게 될 예정이다. (3루 허경민, 2루 최주환, 1루 오재일 등)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모기업 두산 그룹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이 많은 인원을 대부분 잔류시키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졌다. 올해가 여태 두산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금기 멤버들의 마지막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두산은 현재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듯한 강렬한 경기력을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에 이어 역대 3번째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다. 반면 LG 트윈스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신민재의 연장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준플레이오프로 빠르게 직행할 수 있었지만, 2연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올해를 마치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3위 두산 베어스 vs 4위 LG 트윈스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마지막이란 단어는 LG 트윈스에게도 해당되었다.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총 19년이라는 시간 동안 쭉 LG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박용택의 커리어 마지막 해였기 때문이다. 가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LG의 심장이라 칭송받는 그였기에 팬과 선수들 모두 올 시즌 우승을 간절히 바랬고 박용택 또한 그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곤 했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인터뷰에서도 두산을 꼭 이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용택 커리어 하이 (2009)

111경기 출장, 506타석 452타수 168안타 타율 0.372 18홈런 74타점 91득점 22도루 .418/.582/.999 wrc+ 156.5 war 5.79

 

박용택 통산 성적 (통산 19시즌)

2236경기 출장, 9138타석 8139타수 2504안타 타율 0.308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 .370/.451/.822

wrc+ 121.3 war 58.20

 

두산의 선취점

시리즈 승패의 향방을 가르는 데 중요한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은 10월 무시무시한 페이스를 보인 크리스 플렉센이 나섰고 이에 맞선 LG는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투구를 시즌 내내 선보인 이민호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긴장감이 도는 경기, 이 흐름은 의외로 빨리 깨졌다. 1회 말 초구부터 이민호는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긴장한 티를 냈다. 이를 놓치지 않은 두산의 페르난데스는 2구 슬라이더를 통타 선취 투런 홈런을 날렸다. 경기 초반부터 두산에게 흐름이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민호는 홈런을 허용한 직후 이후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막으며 더 이상의 분위기를 넘겨주는 것을 거부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뛰어난 타격감을 보여준 오재원

두산에 추가점을 안겨준 오재원의 2루타

1회 선취득점을 따낸 두산이었지만 이후 2회와 3회까진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초반서부터 홈런을 허용해 무너질 수 있었음에도 이민호가 꿋꿋이 본인의 투구를 이어나간 탓이었다. 그리고 플렉센은 그를 뛰어넘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었다. 3회까지 1개의 피안타와 1개의 사사구를 허용했지만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그리고 4회, 승부의 추가 점차 두산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3회까지 잘 막아온 이민호였지만 4회에 들어서는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주고 후속타자 김재호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1, 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 다음 타자 정수빈은 좌익수 얕은 플라이로 처리할 수 있었지만 9번 타자로 출장한 오재원에게 홈런성 2루타를 얻어맞으며 한 점을 더 헌납했다. 점수 차가 2점에서 3점으로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계속되는 2, 3루의 위기, 허경민에겐 다시 한번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이에 LG 벤치는 이민호를 내리고 진해수를 올리고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앞서 선취 투런 홈런을 쳐낸 페르난데스를 유격수 병살타로 막아내며 위기를 가까스로 탈출하게 된다. 

 

11개의 탈삼진, LG 타선을 봉쇄한 플렉센

3점 차의 리드로 끌려가고 있었으나 위기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막아내며 LG도 기회를 잡음직했다. 하지만 플렉센은 굳건했다. LG는 플렉센이 내려가기 전까지 한 이닝에 두 명의 타자가 출루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고 또한 동시에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고 안정감 있는 투구를 플렉센은 선보였다. 그 사이 두산은 오재원이 다시 한번 힘을 내며 1점을 추가하며 리드 폭을 4점으로 늘렸다. 

 

끝까지 끌려가기만 한 LG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두산이 일방적 우위에 선 경기였다. 플렉센이 내려간 후에도 최원준, 이승진이 8회까지 깔끔하게 막았고 9회에 올라온 이영하는 2사 2, 3루의 위기에 만들긴 하였으나 6번 이형종을 1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쳤다. 4:0, 두산의 영봉승이었다. LG 투수들은 분전하며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타자들은 그런 투수들에게 보답해주지 못했다. 무기력하게 1차전을 내준 LG였다. 특히 득점을 책임져야 할 상위 타선인 1번 홍창기부터 4번 라모스까지 단 1안타만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홍창기 4타수 무안타 2삼진 오지환 3타수 무안타 2삼진 김현수 3타수 무안타 2삼진 라모스 4타수 무안타 4삼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한 오재일

일방적이었던 1차전, 다르지 않았던 초반 2차전

준플레이오프 2차전, 벼랑 끝에 몰린 LG의 선발은 타일러 윌슨이었고 두산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8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20승 달성에 성공한 라울 알칸타라였다. 3회까지는 전날과 비슷한 양상을 띄웠다. 2회에 두산이 오재원의 또 한 번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한 것을 제외하곤 1:0의 타이트한 경기 흐름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4회, 승부의 추가 심하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재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윌슨을 흔들었고 후속 타자 허경민은 3루수 땅볼을 치며 1루 주자 김재환의 추가 진루를 이루지 못했지만 도루를 성공시키며 본인을 득점권에 가져다 놓았다. 그 다음 두산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박세혁, 김재호, 오재원, 그리고 박건우의 4타자 연속 안타로 순식간에 3점을 추가했고 정수빈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더했다. 김재호의 안타 직후 LG 벤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진해수를 투입시키며 불을 끄려 했지만 와일드카드 1차전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모두 등판한 탓이었는지 역부족이었다. 이어진 타자 페르난데스에게도 얻어맞았고 오재일에게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점수차는 8점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두산의 승리를 예견하고 TV를 끈 이닝이었다.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끝까지 팬들의 희망을 놓지 않게 해준 라모스

살아나기 시작한 LG의 방망이, 그러나 생각지 못했던 변수들

사실상 승부가 넘어가는 듯 보였던 4회 초 두산의 폭격, 그러나 LG도 그냥 경기를 내줄 의향은 없었다. 선두 타자 4번 라모스가 3회까지 호투하던 알칸타라의 초구를 당겨 추격의 솔로 홈런을 쳐냈고 이어지는 채은성 또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백투백 홈런을 합작했다. 8점 차의 리드가 6점 차로 순식간에 줄어드는 백투백이었다. 5회 말, 이번에는 김현수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사 후 오지환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김현수가 우측 담장을 넘겨버리며 리드 폭을 4점 차까지 줄였다. 잘 던지던 알칸타라가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리자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두산 벤치는 그를 내리고 이현승을 올렸다. 하지만 이현승 또한 후속 타자 라모스에게 홈런을 맞으며 다시 한번 백투백 홈런을 내주게 되었다. 8:0의 리드가 8:5까지 줄어들자 분위기는 서서히 LG 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현승을 이어 올라온 최원준이 두 타자를 깔끔히 정리하며 그 기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6회에도 LG는 추격의 점수를 뽑아냈다. 2사 후 최원준이 신민재와 11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자 투수는 이승진으로 교체되었는데 올라오자마자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주며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오지환이 좌측을 가르는 장타를 날리며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고 점수 차이는 1점 차가 됐다. 이렇게 LG가 점수를 뽑는 동안 투수진은 두산 타선을 막아냈는데 4회 2사 후 올라온 정찬헌이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는 역투를 해준 덕분이었다. 7회 말, 동점을 넘어 역전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탄 LG의 선두 타자 라모스는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볼넷으로 출루하게 되자 라모스는 배트를 던지며 LG 더그아웃으로 소리를 질렀고 이를 통해 팀의 기세를 끌어올리자 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 채은성이 병살타를 치며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 병살타로 순식간에 2아웃이 되자 LG의 7회 말 공격은 허무하게 넘어갔다. 8회 말에도 대타 이천웅의 안타와 신민재의 볼넷 출루로 1사 1, 2루의 찬스를 얻어냈지만 후속타가 불발되며 무득점으로 또 한 번 이닝을 넘어가게 됐다. 아쉬웠던 2이닝, 하지만 비록 7회와 8회에 점수를 뽑진 못했지만 계속해서 주자가 출루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경기를 뒤집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9회 초,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출루를 허용했고 이어진 허경민의 번트 타구를 고우석이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이를 대수비로 들어온 구본혁이 놓치며 빠졌고 이에 김재환의 대주자로 들어온 이유찬은 순식간에 3루까지 돌아 홈으로 쇄도했다. 어이없는 포구 실책, 그러나 충분히 해볼 만한 홈 승부였다. 하지만 홈 송구를 받은 이성우, 마찬가지로 대수비로 들어온 그가 홈으로 쇄도하는 이유찬을 보지 못하고 얼을 타고 있자 이유찬은 순식간에 홈 플레이트를 쓸고 지나갔다. 대수비 요원들의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한 방이면 따라잡을 수 있는 게임이 2점 차로 벌어지며 승기는 두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못 이긴 탓인지, LG는 결국 9회 말 공격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포스트 시즌 탈락을 확정 지었다. 

 

결국 입단 후 19년 동안 우승 반지 하나 없이 은퇴를 하게 된 박용택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9회 초가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LG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였던 경기였고, 또한 8점 차를 뒤집으며 승리할 경우 다음 경기의 기세가 증폭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기에 LG의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경기가 박용택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됐고 이를 어이없는 미스 2개로 날린 것이었기에 더할 것이다. 반면 두산은 큰 위기로 이어질 뻔한 상황을 무사히 넘기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황금기 멤버들의 마지막을 더욱 높은 곳에서 장식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LG의 사령탑은 류중일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임했고 류지현 수석 코치가 다음 지휘봉을 잡았다. 과연 LG는 올해의 아쉬움을 털고 내년에는 더욱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을까. 과연 두산은 황금기 멤버들의 마지막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최정상에서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LG의 오프 시즌 행보와 두산의 한국시리즈에서의 경기력이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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