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전체 16순위로 한 선수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하재훈, 하지만 그의 표정은 얼떨떨함과 당황스러움을 안고 있었다. 야수였던 그를 투수로서 활용하겠다고 한 SK 스카우트의 입장표명 때문이었다. TV 보드에도 투수 하재훈이 아닌 외야수 하재훈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하재훈은 본래 외야수였다. 그래서 실제로 그는 “투수 전향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라는 고민을 하며 사인 전까지도 망설였었다. 야수로서의 포텐을 아직 다 못 보여준 그였기에 방망이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그에게 더욱 큰 아쉬움이 뒤따를 뿐이었다. 하지만 하재훈은 이미 6살 아이까지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KBO에서의 성공이 절실했다. 사랑하는 가족이 눈에 밟힐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SK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투수로서의 새 인생을 택했다.
그래서 그럴까. 하재훈은 SK에 합류한 시점부터 성실히 훈련에 임했다. 그는 코치들이 내주는 많은 과제들을 모두 소화해 낼 만큼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캠프가 진행될수록 투수 하재훈은 발전했고 그의 강속구는 많은 코칭스태프를 매료시켰다. 가족이 지켜볼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와서 그의 투구를 지켜볼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하재훈은 노력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는 SK의 수호신이 되었다. MLB에서 야수로서의 못다 이룬 꿈을 KBO에서 끝판대장으로 활약하며 해소하고 있다.
지금 성적을 토대로 볼 경우 해외 유턴파 신인 중 단연 하재훈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150km를 가볍게 웃도는 패스트볼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속절없이 허공만을 가르고 있다. 심지어 그는 최근 등판한 19경기에서 18⅓이닝을 던지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0피안타만을 허용하는 동안 26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등 실로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19경기 연속 무실점은 올 시즌 리그 최고 기록이다. 그의 이런 투구 내용을 본 많은 SK팬들은 "안정감이 넘친다," "새로운 끝판대장이다," "조상우 부럽지 않다,"며 아낌없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현재 1.28의 war를 기록하며 구원 부문 선두 투수 부문 13위를 달리고 있다.
하재훈: 24경기 4승 1패 1.57 29탈삼진 8세이브
작년 드래프트에는 유독 많은 관심이 쏠렸다. 많은 해외 유턴파 신인들이 참가한 것이 그 까닭이었다. 하지만 하재훈은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대은과 이학주, 이 둘이 참가했기 때문이었다. 이대은은 일본 리그에서 9승을 거두는 시즌을 보내고 2015 프리미어 리그에 참가하는 등 이미 많은 경력을 쌓았고 야구팬들에겐 친숙한 이름이었다. 이학주 또한 실패하고 돌아오긴 하였으나 한때 메이저리그 마이너에서 각광받는 유격수 유망주였다. 그렇기에 많은 팬들은 하재훈보다 이대은, 이학주에 더 큰 관심을 보였다.

2017 시즌에는 꼴찌 경쟁을 속히 '이대은 리그'라 칭하기까지도 하며 야구팬들의 그들을 향한 기대가 서슴없이 드러났다. 하지만 현재 이대은은 8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5.88의 기대보다 아주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당하며 KT 또한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이학주 또한 최근에는 감이 올라온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리그 실책에서 11개로 1위에 기록되어 있다. 안정적인 수비를 기대했던 점을 생각할 경우 실책 1위라는 현재까지의 기록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대은: 8경기 1승 2패 5.88 27 탈삼진
이학주: 42경기 0.292 5홈런 17타점 5도루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던 두 해외 유턴파 이대은과 이학주의 부진은 많은 팬들에겐 실망감을 주었지만 하재훈의 활약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둘을 향한 물음표에 대한 답은 현재까지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지만 하재훈은 점점 그를 향해있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있다. 과연 그가 오승환을 연상케 하는 투구 내용을 시즌 막바지까지 계속 꾸준히 보여줄 수 있을지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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